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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라이프

[운전면허 도전기] 10. 도로주행 재시험 (감독관님 일어나보세요..)

by 릴리리안 2019. 9. 2.

** 합격의 기쁨보다 당황스러움에 글이 길어요.

 

재시험이라는 압박에 전날부터 잠이 안 왔어요.

배도 막 아프고...

긴장돼서 아침에 밥도 못 먹고 학원에 갔어요.

 

아침에 마을버스가 배차간격 때문이었는지 한 정류장에서 오랫동안 정차하는 바람에

셔틀도 못타고 내려서 택시 타고 갔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부터 탔지ㅠㅠ

 

늦을까봐 초조해서 더 긴장됐는데 다행히 제시간에 도착했어요.

첫 시험과 다르게 시험 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정원? 감독관?님이 몇 가지 주의사항을 설명해주셨어요.


감독관님과 다른 한 분과 같이 탔어요.

또 뒷 순서! B 아니면 D코스!!!!!

 

긴장의 랜덤게임 순간..............

A!!!!!!!!!! A!!!!!!!!!!!!!!!

그럼 자동적으로 저는 B코스예요.

 

앞 순서 분이 A코스 주행하고 있는데.....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코고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아니 시험 보는데 어디서.....?

 

감독관님 일어나세요.....

정말 놀랐어요. 일부러 헛기침도 했는데 안 일어나세요..

조시기만 하는 게 아니라 코까지 고시니까.

심지어 앞 순서분이 시험 끝내려고 갓길에 차 대러 가는데

뒤에서 갑자기 "끽!!!!!" 소리 났는데..

'시험을 종료합니다' 하니까 일어나시더라고요.


다음 순서가 저였는데요, 감점도 하시고 봐주시다가

또 코 고는 소리... 앞서서 보고 들어서 그런지 더 신경이 쓰이는 거예요.

브레이크도 살짝 세게 밟아봤는데 허허

 

그러다가요 자꾸 신경 쓰면 더 긴장되고 초조해져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어요.

'얼마나 편하시면 잠이 드실까, 운전을 너무 잘해서 그렇구나'

 

마음을 비우니 더 잘되더라고요.

결국 '합격'했어요.


학원으로 무사히 들어오고 나서

어디에서 감점됐는지 궁금해서

"저 감점 어디서 됐어요?" 물어봤는데

"많이 감점됐어, 학과 사무실로 가요(?)" 이러셨어요.

 

합격, 불합격을 떠나서 이제 당장 실전인데

제가 뭐가 부족한지, 뭘 잘못했는지 알아야 하잖아요.

 

사무실 가는 길에 같이 시험 본 분이랑 이야기했어요.

그분도 코 고는 소리 듣고 놀라서 일부러 헛기침하셨다고.

차후를 위해 말해야 할 것 같다고.

 

사무실로 가서 면허증 위한 사진 제출하고 말씀드렸어요.

이러이러했는데 굉장히 위험한 것 같다고.

확인해보겠다고 하셨어요.

 

물론 감독관님이 계속 주무신건 아니에요.

그럼 정말 큰일이죠.

무면허 2명이 보는 도로주행 시험이고,

안전을 위한 책임, 제대로 하는지 봐야 하는 책임 등이 있는 분이신데

정말 많이 피곤하셨으면, 가능하셨다면....다른 분께 맡기셨으면 좋았을 텐데.

 

합격인데도 찝찝하네요.ㅎㅎ

 

이제 3일 후에 면허증 받으러 가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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